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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폭력성 게임일수록 컴퓨터 전자파 상승" 보도와 관련하여

안녕하세요. GameQA.org 입니다.


20일 게임과 관련한 기사가 뉴스에 올라왔는데,

이로 인해 업계가 한바탕 크게 들썩인것 같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북도립대학교 조동욱 교수가 

"폭력성이 강한 게임일수록영상출력에 더 많은 프레임이 발생 한다" 는 내용을

31일 한국산학기술학회 춘계종합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관련 기사 링크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3/05/19/0200000000AKR20130519023500064.HTML


기사에 자세한 내용이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이 내용은 다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게임 웹진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기사가 올라왔고,

게이머들의 반응도 상당히 격앙된 상태입니다.


인벤 칼럼 링크 >>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57793

게임메카 기사 링크 >> http://www.gamemeca.com/news/view.php?gid=283952


공개된 기사 내용만으로 보자면,

연구결과는 발열의 원인으로 게임의 정서적 요인을 지목하고 있으나,

이는 하드웨어를 가속하여 열을 발생하도록 하는데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부분들을 간과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게임에서 발열의 정도는 상당부분 CPU와 GPU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느냐에 달려있는데,

이는 그래픽 수준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래픽 사양이 높은 게임일수록 CPU와 GPU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면, 폭력성이 강한 게임일수록 그래픽 수준이 높으냐 하면,

이건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이것보다 오히려, "최근 게임일수록 그래픽 수준이 높아 전자파가 많이 나온다" 가 더 훨씬 더 그럴듯한(?) 표현입니다)

발표자의 주장을 입증 하려면, 게임 등급분류에서 폭력성에 해당하는 게임들과 그렇지 않은 게임들을 분류한 후,

(게임마다 등급 분류 과정에서 폭력성 표시 여부가 결정됩니다)

동일한 그래픽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들을 여러개 선별하여 실험한 다음,

이 결과를 비교하여 두 그룹간에 확연한 온도차이가 발견됨을 보여야 합니다.


그러나,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는 비슷한 사양의 두 게임에서

단지 폭력성 마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온도차이가 날 이유가 없으며,

필요하다면 발표 내용과 반하는 실험 사례를 무수히 많이 내 놓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런 비상식적인 "논문" 은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요?

경험해 보신분은 알고 계시겠지만,

논문은 "심사" 과정을 거쳐 발표(Publish)하도록 되어 있고, 심사 절차는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논문" 이라는 타이틀이 붙기 위한 과정을 고려해 볼 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이 학술지에 쉽게 실리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사에 올라온 "한국산학기술학회" 에 문의를 직접 보내 회신을 받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였습니다.

아래는 확인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1. 한국산학기술학회의 춘계학술대회 발표 일정에는 조동욱 교수의 이름이 없습니다.

2. 경남대학교 김봉현 교수의 "그래픽 카드 온도 측정 프로그램을 이용한 게임 프로그램이 사람 정서에 미치는 영향 분석" 이 해당 발표 입니다.

3. 조동욱 교수는 김봉현 교수와 공동발표자 입니다.

4. 이번 발표는 정식 논문으로 학회지에 실리는 것이 아니라, 학술대회에서 포스터로 발표하는 미완성 논문 입니다.


발표자의 관점이나 과실 여부와는 별개로,

이번 해프닝은 게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언론이

오해의 소지가 있도록 과대포장하여 전달한 것이 더 문제인것 같습니다.

(여러 매체에서 연합뉴스의 기사를 오타까지 포함하여 그대로 퍼 나른것 같습니다. 뉴시스 등에서 한국산기술학회로 잘못표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자료에 대한 반론은

5월 3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 방문하여, 발표자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으로 제기할 수 있으며,

시간 여유가 생긴다면, 저도 이 자리에 참석해 보고 싶습니다.


위 사실확인은 한국산학기술학회(http://www.kais99.org/)에서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으며,

회신 내용 중 주요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심사는 크게 3가지 논문지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국문 저널, 영문 저널, 국내외 학술대회 컨퍼런스 논문입니다. 

   이 중에서 국문 및 영문 저널(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학술진흥재단등재지 인정 논문지)은 

   3명 이상의 심사자가 정해진 심사 규칙에 의해 엄하게 심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내외 학술대회 컨퍼런스 논문은 완성된 논문이 아니고 

   연구자가 연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연구자들로 하여금 학술대회장에서 발표하면서 

   심사도 받고, 토론도 하고, 제기되는 이의를 받아들이면서 논문의 질적 성장을 꾀하는 것이므로 

   제출 시점에서의 심사 기준을 완화시켜서 가능한 한 많은 연구물이 토의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발표 편집 기준 준수, 

   2) 학술위원장(또는 부위원장) 수준에서

   간단한 논리성 확인 수준으로 마칩니다.


   따라서 학술진흥재단, 대학 또는 연구소에서는 컨퍼런스를 통해 발표되는 논문은 

   정식 논문 발표로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여기서 발표되는 논문은 청중들의 의견을 받아서 수정 보완하여 정식으로 출판(저널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